민주당 보좌관 한탄 "지지자들을 보면서 현타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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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보좌관 한탄 "지지자들을 보면서 현타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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ㄸㅈ 강선우 보좌관이 글 써서 퍼옴

 

1. 강서와 강선우


현역 민주당 의원이 버티고 있던 강서갑 지역에는 처음 뿌리내리기 쉽지 않았습니다. 정봉주, 김남국 그리고 강선우. 늦게 도착한 강서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도 몰랐습니다. 정봉주 의원이 출마를 준비하시다 떠난 사무실. 캐비넷 안에는 정봉주 의원의 저서가 가득 차 있었습니다.


강선우 후보는 외지인이었고, 시작은 이른바 팀강선우라고 할만한 조직도 없었습니다. 같은 지역 광역기초의원들은 금태섭 후보를 돕고 있었고, 후보 응원차 까치산 선거사무소를 방문했던 지인은 텅 빈 사무실을 보고 놀라 다음날부터 선거운동을 돕기 시작했습니다. 렌터카업체에 차량을 계약할 때 연결된 차량 운전기사분. 같은 지역에서 4선을 지낸 신기남 의원 지역위원회에 계셨던 분들. 그 가운데 현역 의원과 뜻을 달리하셨던 분들. 삼삼오오 도움을 주시려고 찾아오셨던 분들과 물어물어 찾아낸 국회 출신 보좌진 몇 명. 그마저도 민주당 A의원실 6급 비서관과 인턴비서관. B의원실 인턴비서관. 그리고 국회에서 근무한 경력은 없지만 언론사 경력이 있던 민간 연구재단 연구위원.


이렇게 처음 강선우 캠프가 시작됐습니다. 흔하다고 할만한 상황은 아니지요.


여성, 0선, 무연고. 지역 조직도 없는데다 그리고 각기 다른 곳에서 모여 급하게 꾸려진 오합지졸 캠프까지. 반면에 같은 당 현역의원이 조직한 경선캠프는 너무 큰 산처럼 보였습니다. 이렇다 할 일정을 잡지 못한 날엔, 무작정 까치산 시장을 찾아 상인분들을 만나고 인사드렸습니다. 강선우 캠프에서는 경선 승리를 장담하지 못했고, 상대후보 측은 정반대의 예측을 했습니다. 누가 봐도 그게 당연해 보이는 상황이었기에. 경선 개표 날. 승리를 확신한 쪽에서는 저녁 식사 자리에서 개표 결과를 듣고 크게 놀랐다고 들었습니다.


경선승리 자체가 강선우 캠프에는 기적같은 일이었습니다.


2. 개원, 보좌진 인사


선거캠프가 끝나고 대부분 각자 다른 곳으로 향했습니다.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가신 분도 계시고, 여느 보좌진이 그렇듯, 본인과 오래 손발을 맞춘 보좌진이 있는 곳, 또는 더 높은 급수를 제안하는 의원실로 떠났습니다.


신기남 의원 지역위원회에 계셨던 어르신. 같은 지역구 출신의 행정비서관. 그리고 선거캠프에서 활동한 민간 연구재단 연구위원이 4급 보좌관으로, B의원실 인턴비서관이 6급 비서관으로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초선의원, 그리고 국회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초기 보좌진이 의원실을 만들어가는 과정도 어려웠습니다. 대부분 의원실에서도 비슷한 경험들을 하시겠지만, 당선 이후부터 말도 안되는 인사청탁과 무리한 요구들이 여러 곳에서 있었고. 그래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해보고자 모두가 노력해도 한줌 밖에 안됐지만 인맥을 총동원했습니다. 여기저기 이력서를 받아 전달했고, 게다가 다른곳에서 보좌진을 추천받는 일보다, 추천받은 보좌진을 검증하는 일은 더욱 힘들었습니다. 어찌저찌 정원을 채웠지만, 아무래도 의원실 자체에 부실한 인사 시스템이 있었고, 지나고보니 좋은 분도. 그렇지 않은 분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때문에 개원초 강선우 의원실은 여러 보좌진들이 손발을 맞춰가며 하나의 의원실로 가동되기까지 크고 작은 어려움이 많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몇몇 큰 삐걱임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3. 을질

초선, 여성, 40대. 의원님보다 나이가 많고. 의원님보다 국회 경험이 많으신 보좌진들이 있었겠죠.


3-1. 당시 보좌관님께서는 국회 경력이 없었고, 경험이 없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으나. 업무 시스템에 대한 이해 부분이 기존 국회 출신 보좌진들과는 아무래도 다르고 부족했겠지요. 나쁜 사람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대다수 보좌진들처럼 의원실 내에 각자의 맡은 바 역할, 개개인에게 분장된 업무들. 의원님과 업무적으로 약속된 부분들을 온전히 지키는 분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매년 국회사무처에서 공지하는 <국회의원 보좌직원 보수 지급기준>이 있지요. 그곳에 명시된 수당과, 본인의 통장에 들어온 급여가 차이가 난다며, 행정비서관님에게 횡령을 했다는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더 세세히는 의원실에서 횡령을 했고 그 주범이 행정비서관님이라고 했던 거 같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상황을 부당하다며 의원님께 크게 소리지르며 항의한 일도 있었죠. 세전, 세후의 차이인데요. 급여는 의원실을 거치지 않고 국회사무처에서 해당 직원에게 직접 들어가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3-2. 앞서 말씀드렸던 선거캠프 당시 렌터카업체를 통해 운전을 도와주셨던 기사분. 의원님 당선 이후 의원실 취업 요구와 그동안 받은 수당이 부당하다며 추가 비용을 수차례 요구했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그분께서 법적 대응을 운운하고 여기저기 연락을 하셨기에 변호사 신분인 남편분께서 만나보겠다고 한 기억이 납니다.


의원님께서 당선인 신분부터 개원 이후에 의원실 수행 비서관님께서 채용되기 전까지. 대부분의 일정은 직접 운전을 해서 움직이시거나. 일정상 배석이 필요한 때에는 의원실에 함께 일하기로 약속된 직원들 차량을 타고 일정을 소화하셨습니다. 운전 잘하시고, 운전 스타일은 엄청 터프하십니다.


그 기사분과는 선거캠프 종료 이후에 얼굴을 본적은 없습니다. 다만 올해 6월 저에게 허리디스크 수술비용이 필요하다며, 장문의 절절한 메신저와 함께 700여만 원. 그리고 본인 계좌번호를 보내신 적이 있습니다. 답장은 하지 않았습니다.


4. 이삿날


지역에 계시던 보좌관님을 통해 회관 직원들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시간이 되는 사람들은 도와주자. 그 얘기를 들은 직원들의 반응도 “이삿짐 센터가 있는데 우리가 왜?” 당시 보좌관님께서 말씀을 주신 취지는, 혹시나 부수적인 일손이 필요할 수도 있고, 지역사무실과 집을 오가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강요는 아니니 시간 되는 직원들만 와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대다수가 가지 않았습니다.


화요일. 보좌관님과 업무적인 연락 차 메시지를 주고받다가. 그 주 토요일 일정이 괜찮냐 재차 물어보시기에. 우리가 할 일은 없고 식사나 하자는 투로 말씀하시기에. 그럼 가서 도와드리겠다고 했습니다. 그때 카톡이 남아 있더군요.


토요일.

“종로 자택에서 강 후보자와 그 가족들의 짐을 옮길 때 강 후보자 가족과 소동이 있었다는 구체적 정황도 언급됐습니다.” 보도된 기사의 한 구절입니다. 이 글을 쓰게된 이유기도 합니다.


남편분, 강선우 의원, 따님이 있었습니다. 폴짝폴짝 뛰는 강아지도 있었습니다.

그 집으로 이삿짐센터 직원들. 모르는 아저씨들이 우르르 들어와 짐을 빼니, 따님께서 우리집 건들지 말라고, 우리 짐을 가져가지 말라고 소리를 질렀었죠. 발달장애가 있는 딸. 또 그 가정은 매 순간순간 여느 가정과 다른 일상을 보냅니다.


정확한 용어인지는 모르겠지만, 발달장 애인의 ‘도전적 행동’

남편분께서 딸을 껴안고 진정하라며 타이르셨습니다. 남편분은 딸을 달래느라 정신이 없었고, 그 사이 이삿짐 센터 직원들이 짐을 뺐습니다.


따님과 남편분은 이사할 집으로 바로 오지 못했습니다. 이사한 집에서는 의원님께서 행거, 시스템행거에 본인 옷을 걸고 계셨고. 입을 옷과 입지 않을 옷을 구분하고 계셨습니다. 옷이 참 많았습니다. 보좌관님과 수행비서관님께서 본인들이 옷을 챙겨가도 되냐고 물으셨고, 각각 본인의 따님과 와이프분께 맞을지 들어보며 옷을 고르셨습니다.


옷을 열심히 구분하고 본인들 차량으로 바리바리 챙겨가셨습니다. 이때가 이삿날 보좌진이 동원됐던 순간이겠네요.


집을 구경 시켜주셨고 새로 산 다리미와 센서 스마트 쓰레기통이 신기하지 않냐며 열고 닫히는 것을 보여주셨습니다. 따님이 지낼 방이라며 문을 열고 방을 보여주셨습니다. 침대에 이불 색이 참 촌스럽다고 했더니, 따님이 좋아하는 거라고 하셨습니다.


거실 바닥에 앉아 다같이 중국음식을 시켜먹었습니다. 중국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거실 텔레비전 밑에 불이 안들어오는 못생긴 조명이 있어서 조립을 해보느라 뚝딱거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의원님까지 네 명이 있었습니다.

저를 뺀다면 두 명일텐데, 다수 보좌진의 증언이 있었다는 말은 이해가 잘 되지 않습니다.


중국음식이 배달이 왔고, 둥글게 둘러 앉아 각자 주문했던 음식과 탕수육을 먹었습니다. 의원님은 잡채밥을 드셨던 거 같습니다.


5. 취업방해 vs 레퍼런스 체크


국회 보좌진은 일반적으로 회관 내부에서 방을 옮겨다니며, 이직, 승진을 합니다. 누군가 의원실에 이력서를 내면 그때마다 4급 보좌관부터 인턴비서관까지 전에 몸담았던 의원실에 평판을 조회하는 것은 그쪽 세계의 특수성이자 흔한 일로 알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이력서를 낸 후에 지원한 의원실에서 전에 일했던 의원실로 연락이 오기에. “먼저 나서서 취업을 방해”하기란 시스템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다만 친분이 있는 직원이 본인 의원실에 지원한 직원의 평판조회를 부탁해오면, 식사 자리에서 만나서 얘기해주는 경우도, 그쪽 의원실을 직접 찾아가 얘기해주는 경우도 있지요.


의원실에서 있었던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이야기해주기도, 좋게 좋게 이야기해 이직을 돕는 경우도 있습니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본인 이직의 정당성을 위해 보좌진이 이직을 하고나면 전에 일했던 의원실을 흉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강선우 의원실은 일이 많습니다. 매우 많습니다. 의원님께서 온 세상일에 모두 신경 쓰시고 그것을 해결해보려고 합니다. 의원님께서 늘 일 욕심이 있으셨고, 근데 그 욕심 낸 일을 다 해내고자 했습니다. 그 속도와 방향에 맞지 않았던 보좌진들은 업무를 버겁고 힘들어하기도 했던 것도 사실이긴 합니다.


6. 따돌림


업무 특성상. 특정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는 업무 추진을 위해 소수의 직원들이 별개의 메신저방을 만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국정감사 시에 담당 정부 부처별로, 또는 선거캠프에 차출된 인원별로. 같은 의원실 내부에서도 적게는 서너개, 많게는 열댓개의 메신저방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것은 300개의 의원실마다 스타일이 다 다르겠지요.


의원님이 계시는 메신저방도, 전체 보좌진이 있는 메신저방, 일부 보좌진들이 속한 메신저방 등 업무 특성별로 여러개의 메신저방이 있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정말 바빴습니다. 보건복지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예산결산위원회, 인사청문위원회, 당대변인 업무와 각종 선거 차출 까지. 그러나 모든 보좌진이 격무에 동원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 과정에서 가장 큰 공헌을 한 비서관님께서 보좌관으로 승진을 하기도 했습니다. 어리고, 여성 보좌관이라는 이유로, 빠른 승진이라는 이유로 그 보좌관을 시기하고 질투하는 직원도 있었습니다. 그분께서는 일을 진짜 잘했습니다. 무서울 정도로. 매번 감탄했습니다. 배우고 따라가려는 직원도, 욕하고 깎아내리는 직원도 있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일을 안하는 직원. 구체적으로는 의원실에 앉아 독서를 하고 있는 직원도.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하는 직원도 있었습니다. 격무에 시달리는 직원과 일하지 않는 직원들은 어느 조직이건 틀어지게 되어있습니다.


7. 익명성


전현직 의원실 식구들이 서로 제보자를 추측하고 특정해내는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상처입고 피해받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강선우 후보자의 장관 지명 이후 저에게도 매일 같이 기자들 연락이 오고 있습니다. 모르는 번호를 받지 않게 된 지 꽤 오래된 거 같습니다. 그만 좀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는 이때 다 싶어 참 신나 보이기도 합니다.

논란 뒤에 숨어. 익명성 뒤에 숨어 공격하기에만 바빠 보입니다.


물론 사람을 보는 것도 경험을 말하는 것도 모두 상대적이고 주관적인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짜로 갑질이 있었는지 그동안에 기억을 더듬어보기도 했습니다.

 

익명성 뒤에 숨어 취재에 응하고 대응하는 방식이 비겁하다고 생각해 일체 대응할 생각이 없었지만,

함께 일했던 보좌진이 보좌진을 공격하고 있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

더 비겁한 방법으로 익명성 뒤에 숨어 변명해 봅니다.


각자 저마다의 사정으로 대응하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의 상황이 참 씁쓸하고 안타깝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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