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테러 부대 총기 도입 비리 맞음
우리 군 대테러 부대에 이스라엘제 기관단총이 도입되는 과정에서, 특전사가 '우리 대원이 위험할 수 있다'며 거세게 반대했던 사실,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당초 강한 반대 입장이던 특전사는, 얼마 후 돌연 반대 의견을 굽혔는데 윗선의 압박이 있었다는 내부 증언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문제의 기관단총 도입에 주도적 역할을 했던 육군 장교는, 전역한 뒤 해당 총기를 수입하는 업체로 이직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나세웅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국내 9백 20여 정이 도입된 이스라엘제 대테러 기관단총, '타보르 X95'.
재작년 7월 현지 평가 도중 특전사 대원이 방독면을 쓰고 사격을 하다 정화통에 탄피 배출이 막혀 고장 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아군의 생존 가능성을 낮추는 매우 치명적 결함"이라고 주장했던 특전사는, 석 달 뒤 사령관 명의 추가 의견서에서 "지난번 의견서는 참고 시험 평가에 대한 참고 의견"이라고 적었습니다.
돌연 반대 목소리의 수위를 한껏 낮춘 겁니다.
일주일 뒤, 육군과 합참은 '타보르 기관단총'에 대해 '전투용 적합' 건의를 결정했습니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특전사 실무진은 MBC에 "압박이 심했다"고 토로했습니다.
"이 총기로 작전 수행이 어렵다는 건 누구나 쉽게 판단할 수 있었는데도, 지시가 내려왔다"며 "나중에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예상대로 58억 원을 들여 총기를 도입한 지 두 달 만에 군은 개선 작업에 나섰습니다.
[김명수/합참 의장]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서 획득됐다고 저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특전사, 그다음에 해군·공군·해병대에서 정상 운영되고 작전 운영되고 있다…"
문제없이 운용되고 있다는 해명과 달리, 해군 UDT 측도 MBC에 "현장에서 좌우 손을 바꿔 사격할 수 없어 작전팀이 노출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대테러 작전에 아예 안 쓴다"고 밝혔습니다.
기관단총 도입과정에서 평가팀과 협상팀에서, 특전사 '참고 의견'이 평가에 영향을 줘선 안 된다고 의견을 낸 육군 이 모 소령은, 수입이 확정된 뒤 전역해, 지난 1월 이 총기 수입업체에 취업했습니다.
업체 측은 "영어에 능통한 자원으로, 본인이 지원해 채용 절차를 밟았다"고 설명했습니다.